염좌 및 탈구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간에 크고 작은 부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특히 계단을 내려오다 발을 헛디디거나, 운동 중 균형을 잃고 넘어지면서 관절에 갑작스러운 충격이 가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럴 때 사람들은 종종 “발을 삐었어”, “어깨가 빠진 것 같아”라고 말하곤 합니다. 의학적으로 ‘삐었다’는 표현은 염좌, 즉 관절을 지지하는 인대가 손상된 상태를 의미하고, 관절이 ‘빠졌다’는 것은 탈구, 즉 관절을 이루는 뼈가 제자리에서 벗어난 상태를 뜻합니다. 두 손상은 외형상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손상 부위와 정도, 증상의 양상, 치료 방법과 회복 기간에 이르기까지 여러 면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정형외과 영역에서 자주 접하는 대표적인 손상인 염좌와 탈구에 대해 각각의 특징과 차이점, 올바른 대처법 등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염좌 (Sprain)
염좌는 관절을 지지해주는 인대(ligament)가 늘어나거나 찢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인대는 관절 주변에서 뼈와 뼈를 연결하며, 관절이 과도하게 움직이지 않도록 제한하고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갑작스럽고 강한 외력이 관절에 가해질 경우, 관절이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꺾이거나 비틀리면서 인대가 늘어나거나 손상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인대의 손상을 염좌라고 합니다. 염좌가 가장 흔히 발생하는 부위는 발목 관절입니다. 평지를 걷다가 턱에 걸리거나, 계단을 내려오다 발을 헛디디는 등의 상황에서 발목이 안쪽 또는 바깥쪽으로 꺾이게 되면, 발목 관절을 지지하고 있는 인대에 과도한 인장력이 가해집니다. 이로 인해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질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손목, 무릎, 손가락 등 여러 관절에서 염좌는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특히 농구, 축구, 배드민턴처럼 방향 전환이 많고 순간적인 힘이 많이 작용하는 운동에서는 더욱 자주 일어납니다.
염좌는 손상의 정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됩니다.
1도 염좌: 인대가 약간 늘어나거나 미세하게 손상된 상태로, 통증은 있지만 관절의 안정성은 유지됩니다.
2도 염좌: 인대가 부분적으로 파열된 상태로, 통증과 함께 부기, 멍이 나타나고 관절이 다소 불안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3도 염좌: 인대가 완전히 파열된 경우로, 심한 통증과 함께 관절의 불안정성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경우에 따라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염좌의 주요 증상
손상 직후 통증이 나타나며, 시간이 지날수록 부기와 열감이 동반됩니다.
관절을 움직이려 할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지고, 멍이 들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보행이 어려울 정도의 기능 장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염좌는 흔한 부상 중 하나이지만, 그 정도에 따라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대처와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탈구(Dislocation)
탈구는 관절을 이루는 뼈와 뼈의 연결이 정상 위치에서 완전히 어긋난 상태를 말합니다. 이때 관절을 지지하는 인대나 관절낭이 함께 손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상적인 관절은 관절면끼리 정확하게 맞물려 있어 움직임이 원활하지만, 강한 외부 충격이나 급작스러운 힘이 가해질 경우 관절면이 서로 분리되어 관절뼈가 정상 위치에서 빠져나가며 기능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관절의 형태가 육안으로도 변형되어 보이며,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통증의 강도는 일반적인 염좌보다 훨씬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흔하게 탈구가 발생하는 부위는 어깨 관절입니다. 어깨는 인체에서 가장 가동 범위가 넓은 관절로, 움직임이 자유로운 만큼 구조적으로 불안정합니다. 특히 어깨 주변의 인대와 관절낭이 얇고 유연하기 때문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면 쉽게 탈구가 발생합니다. 한 번 탈구를 경험한 이후에는 관절 구조의 불안정성이 증가하여, 비교적 약한 힘이나 일상적인 동작에서도 다시 탈구가 발생하는 재발성 탈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편, 탈구는 반드시 관절이 완전히 빠지는 경우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관절이 완전히 분리되지는 않았지만 부분적으로 어긋난 상태를 ‘아탈구(subluxation)’라고 합니다. 아탈구는 일시적으로 관절이 살짝 어긋났다 제자리로 돌아오기도 하며, 관절이 ‘빠질 듯한 느낌’, 순간적인 통증이나 이물감, 그리고 반복적인 불안정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깨, 무릎, 엄지 손가락 관절에서 자주 발생하며, 무리한 운동이나 외상 이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탈구도 반복되면 주변 조직에 미세 손상을 주고 관절의 만성 불안정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자주 같은 부위에서 빠지는 느낌이 들거나, 특정 동작에서 관절이 헛도는 느낌이 있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탈구의 주요 증상
관절 부위에 즉각적이고 극심한 통증이 발생합니다.
관절의 변형이 육안으로 확인이 됩니다.
스스로 움직이기 어렵거나,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림이나 감각 이상이 동반되면 신경이나 혈관 손상까지 의심해야 합니다.
염좌 및 탈구의 응급 대처 방법
염좌의 경우에는 기본적인 응급처치 원칙인 RICE 요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RICE는 Rest(안정), Ice(냉찜질), Compression(압박), Elevation(거상)의 약자로, 손상 부위를 쉬게 하고, 냉찜질과 압박, 거상을 통해 부기와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면 탈구는 정형외과적 응급 상황으로 분류됩니다. 절대 환자나 주변인이 뼈를 억지로 제자리에 맞추려 해서는 안 됩니다. 자칫 인대나 신경, 혈관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탈구된 부위를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한 후, 가능한 한 빨리 병원에 도착하여 전문의의 정복 처치(뼈를 원래 위치로 맞추는 시술)를 받아야 합니다. 정복 이후에는 일정 기간 동안 고정 및 재활 치료가 필요하며, 반복 탈구의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이 고려되기도 합니다.
회복과 기능 회복 치료
염좌와 탈구 모두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때 무리하게 움직이거나 충분한 기능 회복 치료를 거치지 않으면 재손상이나 만성 통증, 관절 불안정성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습니다. 특히 탈구는 한 번 발생한 후 습관성 탈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체계적인 재활과 근력 강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마무리하며
염좌와 탈구는 단순한 ‘삠’이나 ‘빠짐’이 아닙니다. 관절과 인대에 큰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부적절한 대처는 만성 통증과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관절을 다쳤을 때는 그 순간뿐 아니라 그 이후의 대응과 회복 과정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관절은 한 번 손상되면 원상태로 되돌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때로는 완전한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 꾸준한 스트레칭 및 근력 운동으로 관절의 안정성을 키우고, 다쳤을 경우 신속하고 정확한 대처, 그리고 정형외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정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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