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많더라도 근력운동 해야된다!
근력 운동(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지 않는 상태로 나이가 들면 근육량과 근력이 자연 감소해 대사 질환이 생길 위험이 커지거나
노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건강과 젊음을 최대한 오래 누리고 노화를 늦추려면 적당한 근육량과 근력을 유지하는 게 필수적이다.
젊을 때부터 근력 운동을 했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운동 습관을 지속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고령층은 갑자기 근력 운동에 도전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고 운동 효과가 있을지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 ‘스포츠 영양과 운동 대사’에 실린 논문
그러나 근력 운동을 시작하고 근육을 키우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난해 10월 국제 학술지 ‘스포츠 영양과 운동 대사’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본 적 없는 80대 이상 고령층도 전문가의
지도를 받으면서 주 3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결과 근육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의 토미 룬드베리 연구원은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건강한 노인이라면 근력 운동에 몸이 반응하고, 그들의 근육이 여전히 형태를 바꾸기 쉬운 상태라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연구로 인해 ‘운동하기 적합한 나이’에 관한 고정관념이 바뀔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간 근력 운동에 관한 연구는 실험 참가자의 연령을 대략 75세 이하로 제한해 왔다. 이보다 더 나이가 많으면 실험 참가자가
무거운 운동기구를 들지 못하거나 들더라도 여러 번 반복해서 들지 못해 연구에 필요한 근력 운동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학교의 뤼크 반 룬 교수(운동생리학)는 연구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학계에선 흔히들 80세가 넘은 사람은 근육을 증량하거나 근력을 키울 가능성이 작다고 여긴다”며
“그러나 사람이 살아있는 한 근육은 계속 변화하니까, 80대의 근육이라고 해서 65세의 근육만큼 성장하지 못하리란 법은 없으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29명의 건강한 남녀를 모집하고 나이에 따라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상대적으로 젊은 그룹엔 65~75세 17명이 참여했고, 고령자 그룹에는 최소 85세 이상인 12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기저질환이 없었고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했으며, 이전에는 정기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적이 없었다.
- 연구 결과
연구진은 참가자 전원의 근력과 근육량을 측정한 다음, 참가자들에게 ‘랫 풀 다운’, ‘레그 익스텐션’ 등 체육관 장비를 활용한 운동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참가자들은 연구진의 지도를 받으며 12주 동안 주 3회씩 자신이 쓸 수 있는 힘의 80%에 달하는 무게를 들어올렸다.
강도가 높은 편이었으나 참가자들의 출석률이 높았고 부상자는 없었다.
그 결과 65~75세 그룹과 85세 이상 그룹에서 모두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85세 이상 그룹은 근육량이 평균 11%, 근력은 46% 증가했다. 65~75세 그룹은 근육량이 평균 10%, 근력이 38% 늘었다. 또 의자에서 일어나 돌아다니는 체력을 점검한 테스트에서 85세 이상 그룹에 속한 최고령 남성과 여성의 점수가 약 13% 상승했다. 65~75세 그룹에선 이 점수가 평균 8% 올랐다.
전반적으로 85세 이상 그룹에서 운동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 셈이다.
다만 워싱턴포스트는 이 연구에 대해 “실험 참가자 수가 적고, 이 때문에 연구도 3개월 동안만 진행됐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실험 참가자들은 연구진이 각자의 몸 상태와 체력에 따라 세밀하게 조정한 운동 프로그램을 따랐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12주간 운동한다고 해서 이 연구처럼 근육량과 근력이 많이 증가하는 결과를 얻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연구는 운동을 하지 않다가 은퇴한 후부터 운동해도 된다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운동은 가급적 더 이른 나이에 시작해 평생 계속하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